이번 주 코스피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습니다. 7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패닉셀링이 이어지더니, 사흘간(28~30일) 1,162.19포인트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7월 31일 하루 만에 17.91%(1,001.89포인트) 폭등하며 6,595.45로 마감, 사상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동시에 갈아치웠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기록(11.95%)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인데요. 문제는 이 반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세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낙관론과 "데드캣 바운스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월요일 장을 어떻게 봐야 할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근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핵심 요약
코스피 7월 31일 17.91% 폭등, 사상 최대 · 반등이냐 데드캣 바운스냐 전문가 의견 팽팽 · 월요일 전 확인해야 할 구체적 신호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Q1. 이번 주,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7월 28~29일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SK하이닉스 실적 불안, 미·이란 정세 불안,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 우려(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등)가 겹치며 투매가 이어진 결과였습니다. 29일에는 장중 한때 12.63%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30일 새벽 발표된 미국 연준의 FOMC 결과와 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호실적을 소화하며 낙폭을 일부 줄였고, 31일에는 간밤 마이크론·샌디스크 등 미국 반도체주가 두 자릿수 급등한 여파가 국내로 옮겨붙으며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폭발했습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경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거의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5분간 효력정지)가 발동될 정도였습니다.
Q2. 왜 하필 이 정도로 튀었나요
반등의 핵심은 반도체 대형주였습니다. 삼성전자는 26.81% 급등한 26만2,500원에 마감하며 역대 하루 최고 상승률을 새로 썼고, SK하이닉스는 29.95% 오른 171만8,000원으로 상한가에 진입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로 마감한 건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이자,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수급 측면에서도 이례적이었습니다. 이날 개인이 내놓은 10조 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외국인이 전부 받아냈는데, 외국인 순매수액은 8조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이 결과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15조 원 늘었고, 원/달러 환율은 13.4원 내린 1,424.0원을 기록했습니다.
Q3. 진짜 반등일까요, 착시일까요
이 지점에서 시장의 시각이 갈립니다. 아래 카드로 양쪽 근거를 정리했습니다.
📊 반등론 vs 착시론(데드캣 바운스)
반등론 근거
사흘 낙폭의 86%를 하루 만에 만회, 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수, MS·아마존(AWS +37%) 실적이 AI 투자 심리를 일부 진정
착시론(데드캣 바운스) 근거
이렇게 폭등했는데도 코스피 7월 월간 하락률은 -22.1%로 역대 3위, 여전히 과매도·낙폭과대 구간이라는 진단, AI 버블 우려의 진앙지는 아직 그대로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애초에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불을 붙인 건 알파벳이었습니다. 2분기 매출·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대규모 AI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이 상장 후 처음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까지 상향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7.1% 급락한 게 이번 급락 사이클의 시작이었습니다.
MS와 메타, 아마존의 실적이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이건 다른 회사들의 숫자일 뿐 알파벳의 마이너스 현금흐름과 늘어난 자본지출 자체가 되돌려진 건 아닙니다. 즉 "AI 투자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근본 우려는 일부 진정됐을 뿐,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인버스 ETF 예탁금 규제까지 겹쳤습니다. 최근 변동성 확대의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쏠림이 지목됐는데, 금융당국이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3,000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이날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번 폭등이 오히려 그동안 눌려있던 레버리지·숏커버링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에 가깝다면, 규제로 그 유동성 자체가 줄어드는 다음 주에는 반등 동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습니다.
Q4. 월요일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 — 셀프 체크
- FOMC 결과를 다시 확인했는지: 연준은 7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5연속 동결했지만, 위원 12명 중 3명이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매파적 동결'이었습니다. 시장은 9월 0.25%p 인상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어, 통화정책 자체는 우호적으로 바뀐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한미 금리차와 한국은행 움직임: 한국 기준금리(2.75%)와 미국(3.50~3.75%) 간 격차가 1.00%포인트로 유지되는 가운데, 한은도 물가 우려가 지속되면 다음 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반등이 반도체 두 종목에 쏠려 있었는지: 이번 폭등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기 등 소수 종목이 이끌었습니다. 월요일 이후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지, 아니면 이 종목들에만 국한되는지가 진짜 신뢰 회복의 관건입니다.
- 레버리지 상품 수급 변화: 예탁금 규제 이후 거래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단기 변동성 방향을 가늠하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Q5. 그래서 월요일 코스피, 어떻게 봐야 할까요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조차 이번 폭등에도 코스피가 여전히 과매도·낙폭과대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습니다. 반등의 재료였던 반도체·빅테크 호실적도 우려를 '일부' 진정시킨 수준이지, AI 투자 과열 논쟁 자체를 끝낸 건 아닙니다. 알파벳발 우려는 그대로 남아있고, 이번 반등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소수 대형주에 쏠려 있었으며, 레버리지 상품발 유동성은 오히려 다음 주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이번 급등을 추세 전환보다는 데드캣 바운스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편이 더 안전해 보입니다. 물론 하루 만에 방향이 완전히 꺾일 수도 있는 시장인 만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월요일 반등이 반도체 두 종목을 넘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는지, 그리고 레버리지 자금 이탈 이후에도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판단하는 게 순서에 맞습니다.
사상 최대 폭등이라는 숫자에 취해 성급하게 뛰어들기보다는, 이번 반등을 데드캣 바운스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알파벳발 AI 투자 우려가 실제로 해소됐는지, 레버리지 자금 이탈 이후에도 반등이 이어지는지가 가장 중요한 확인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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