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이 지방 아파트 한 동 값이다."
우리는 이 말을 더 이상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극단적인 부동산 양극화를 만들었을까요? 단순히 '입지' 때문일까요?
물론 입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하게, 모든 자산가와 투자자에게 "지방 10채 팔아서 서울 1채 사라!"고 신호를 보낸 주범이 있습니다. 바로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라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합법적 세금 치트키'입니다.
첫 번째 혜택 '12억 비과세'
우리가 흔히 아는 혜택입니다. 1세대 1주택자가 집을 팔 때(2년 이상 보유/거주 등 요건 충족 시), 양도가액 12억 원까지는 양도소득세를 100% 비과세합니다.
만약 15억에 팔아 5억의 차익이 났다면, 12억 초과분(3억)에 해당하는 비율만큼만 세금을 냅니다.
[5억 차익 × (15억-12억) / 15억 = 1억 원]
이 1억 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니, 이것만 해도 엄청난 혜택입니다. 하지만 진짜 '비밀'은 지금부터입니다.
'장특공 80%'는 한도가 없다
위에서 계산된 '과세 대상 차익'(예: 1억 원)에 대해, 정부는 또 한 번 세금을 깎아줍니다. 바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입니다.
만약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했다면, 이 과세 대상 차익의 무려 80%를 '공제'(없는 셈 쳐줌)해줍니다.
여기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이 80% 공제에는 금액 상한선이 없다(The Uncapped Loophole)는 것입니다.
0억을 벌어도, 세금은 '0'에 가깝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혜택인지, 실제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사례] A씨가 20억에 산 강남 아파트를 10년 보유/10년 거주 후, 50억에 팔았습니다.
총 양도차익 = 30억 원
자, A씨는 30억을 벌었습니다. 세금을 얼마나 낼까요?
1단계: '12억 비과세' 적용
- 세금 매길 차익 = 총 차익 30억 × [(50억-12억)/50억] = 22.8억
(나머지 7.2억은 비과세로 사라짐)
2단계: '장특공 80%' 적용 (핵심!)
- 이제 22.8억에 대해 10년 보유/거주(80%) 공제를 적용합니다.
- 공제 금액 = 22.8억 × 80% = 18.24억 (이만큼을 빼줍니다)
3단계: 최종 세금 계산 기준 금액 (과세표준)
- 22.8억 (세금 낼 돈) - 18.24억 (빼주는 돈) = 4.56억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A씨는 아파트 한 채로 30억 원을 벌었지만, 12억 비과세와 '무제한' 장특공 80% 혜택을 통해, 세금은 고작 4.56억 원을 기준으로 부과됩니다. (기본공제 제외)
총 차익 30억 중, 무려 25.44억(약 85%)이 세금 계산에서 합법적으로 증발했습니다.
이것이 '똘똘한 한 채'를 만든 이유
이제 왜 '서울 1채 vs 지방 10채' 게임이 시작되었는지 명확해집니다.
- [지방 10채 투자자] 10채로 30억을 벌면?
- '다주택자'입니다. 12억 비과세 없습니다.
- 장특공 혜택도 거의 없거나(조정대상지역), 매우 낮습니다(최대 30%).
- 양도세 중과까지 적용되면, 차익의 60~7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서울 1채 투자자] 1채로 30억을 벌면?
- '1세대 1주택자'입니다.
- 위에서 계산했듯, 차익의 약 15% 정도에 대해서만 세금을 냅니다.
이 세금 제도는 시장에 단 하나의, 그러나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여러 채 굴리며 고생하지 마라.
그 돈 모아서 가장 비싼 '똘똘한 한 채'를 사서,
10년만 깔고 앉아 살아라.
수십억, 수백억을 벌게 되더라도 세금은 거의 안 내게 해 주겠다."
'서울 아파트 한 채가 지방 아파트 한 동'보다 비싸진 현상은, 단순히 시장 논리가 아닌, '무제한 장특공'이라는 강력한 세금 제도가 만들어낸 합리적(?)인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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