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주택 인허가 통계 분석 글]에서는 2~3년 뒤의 장기적인 '공급 절벽'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보다 더 즉각적이고 심각한, '공급 파이프라인' 자체가 멈춰 서고 있다는 데이터를 분석하려 합니다.
바로 '주택 착공' 통계입니다.
- 인허가(許): "집 지어도 좋다"는 설계도 승인
- 착공(工): "지금부터 짓겠다"는 실제 공사 시작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9월 말 최신 주택 통계를 보면, 이 '착공' 실적이 말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의 상황은 충격적입니다. 이 데이터가 왜 '인허가' 감소보다 더 심각한 신호인지, 그리고 이것이 2028년 입주 시장에 어떤 직격탄을 날릴지 심층 분석합니다.
숫자로 보는 '멈춰버린' 수도권 공사 현장 📊
⭐ Fact Check (출처: 국토교통부 2025. 10. 30. 발표, 9월 말 누계 통계)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의 주택 착공 물량은 약 8만 2천 호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0.1%가 급감한 수치입니다.
지난번 분석한 수도권 인허가 실적과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 수도권 인허가 감소율 (1~9월): -28.5%
- 수도권 착공 감소율 (1~9월): -40.1%
이 두 숫자의 차이, '11.6%p의 갭(Gap)'이 현재 부동산 공급 시장의 핵심 문제를 드러냅니다. 이는 단순히 사업 계획이 줄어든 것(인허가 감소)을 넘어, 계획을 승인받고도(인허가) 공사를 시작조차 못 하고 포기하는(착공 포기)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는 최악의 신호입니다.
'인허가-착공 갭', 왜 11.6%p나 벌어졌나? 💸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을 못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공사를 시작할 '돈'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① '브릿지론'에서 '본 PF'로의 문턱
통상 건설사는 땅을 사기 위해 '브릿지론(단기 대출)'을 받고, 인허가 승인 후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본 PF(장기 대출)'로 전환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로 금융권이 '본 PF'의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인허가라는 설계도를 손에 쥐고도, 정작 공사비를 대출받지 못해 첫 삽을 뜨지 못하고 그대로 좌초되는 현장이 급증한 것입니다.
② '사업성'의 전면 재검토 (땅 파면 손해)
인허가를 받을 당시(약 1년 전) 계획했던 공사비와 지금의 공사비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 되었습니다. 폭등한 원자재비와 인건비로 인해, 지금 착공에 들어가면 분양가를 아무리 높여도 수익이 나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역마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왜 착공 급감이 2028년 입주 '직격탄'인가? ⏰
주택 공급에서 '착공'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 인허가 → 입주: 약 3~5년 (인허가 후 착공까지 1~2년 지연 가능)
- 착 공 → 입 주: 약 2.5년~3년 (공사 기간은 단축이 어려움)
즉, 2025년의 '착공 실적'은 2027년 말에서 2028년 상반기의 '입주 물량'과 거의 1:1로 직결됩니다.
지난번 '인허가' 급감(-28.5%)은 2028년~2029년의 '공급 부족'을 예고하는 '1차 경고'였다면,
이번 '착공' 40% 급감(-40.1%)은 2028년 상반기 입주 물량의 '공백'을 '확정' 짓는 '최종 통보'나 다름없습니다.
2025년에 첫 삽을 뜨지 못한 아파트는 물리적으로 2028년 초에 완공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28년, 신축 아파트가 사라진다 🚨
국토교통부의 2025년 9월 통계는 명확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수도권 주택 착공은 -40.1% 급감했으며, 이는 인허가 감소율(-28.5%)을 크게 웃도는 심각한 수치입니다. 이는 부동산 PF 경색과 공사비 부담으로 인허가를 받고도 공사를 포기하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데이터가 우리에게 주는 시그널은 단 하나입니다.
"2027년 말 ~ 2028년 상반기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쇼크' 수준으로 부족할 것이다."
수요는 갑자기 변하지 않지만, 공급은 이처럼 물리적인 시간과 돈의 문제로 급격히 마를 수 있습니다. 2년 뒤, '새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수 있음을 현재의 '착공 통계'가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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