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 대처법
어느 날 퇴근길, 현관문에 붙은 '법원 등기 도착 안내서'를 보게 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본 우편물에는 '임의경매 개시 결정'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적혀있습니다.
"나 쫓겨나는 건가?", "내 전세금 3억은?"
머릿속이 하얘지겠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입니다.
세입자가 넋 놓고 있으면 법원은 알아서 돈을 챙겨주지 않습니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겨야 할 대처법을 순서대로 알려드립니다.
내 위치 파악하기 (선순위 vs 후순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돈을 다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등기부등본을 떼어 날짜 싸움을 해봐야 합니다.
[비교 대상]
나의 '전입신고+확정일자' 날짜 vs 집주인의 빚 중 가장 빠른 '말소기준권리(보통 은행 근저당)' 날짜
- 내가 더 빠르다면 (대항력 있음): 안심해도 됩니다. 집이 팔려도, 낙찰자가 내 보증금을 전액 물어줄 때까지 집을 안 비워주고 버틸 권리가 있습니다.
- 은행이 더 빠르다면 (대항력 없음): 위험합니다. 집이 팔린 돈(낙찰가)에서 은행 빚을 먼저 갚고, 남은 돈이 있을 때만 내 차례가 옵니다.
법원에 손들기 (배당요구 )
이것은 세입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행동입니다. 법원은 당신이 돈을 받고 싶은지, 살고 싶은지 모릅니다.
- 행동: 반드시 법원이 정한 날짜인 '배당요구 종기일'까지, 법원에 "나 여기 사는 세입자고, 보증금 돌려주세요"라고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 제출 서류: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 신청서 + 임대차계약서 사본 + 주민등록초본
[🚨 주의!]
만약 내가 1순위 세입자라도, 이 날짜 안에 배당요구를 안 하면 경매 배당금에서 한 푼도 못 받습니다. (물론 못 받은 돈은 낙찰자에게 달라고 할 수 있지만, 절차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경매 진행 지켜보기 (돈 계산 )
배당요구를 마쳤다면, 이제 내 전세 집이 얼마에 팔리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 후순위 세입자의 경우: 집 시세가 5억인데 은행 빚이 3억이라면, 집이 최소 5억 이상에 낙찰되어야 내 전세금(2억)을 다 받습니다. 하지만 보통 경매는 시세보다 싸게(80~90%) 낙찰되므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소액 임차인 최우선변제: 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서울 1억 6,500만 원 이하 등)에 해당한다면, 순위가 밀려도 일정 금액(서울 5,500만 원)은 은행보다 먼저 최우선으로 건질 수 있습니다.
최후의 수단, '셀프 낙찰'
만약 집값이 떨어져서 아무도 입찰하지 않고, 누군가 낙찰받아도 내 보증금을 다 못 돌려받을 것 같다면?
- 세입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그 집을 낙찰받는 방법(셀프 낙찰)이 있습니다.
- 상계 신청: 내가 낙찰받을 경우, 법원에 낼 낙찰 대금과 내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 보증금을 '퉁 치는(상계)'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집 주인이 되어 손실을 막는 방법입니다.
만약 'HUG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위의 복잡한 절차를 다 무시하고, 딱 하나만 하면 됩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경매 개시 등), 보증기관(HUG 등)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이행 청구'를 하세요.
그러면 보증기관이 나에게 먼저 돈을 주고, 경매 절차는 보증기관이 알아서 진행합니다. 이것이 보험을 드는 이유입니다.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것은 큰 시련입니다. 하지만 '권리 분석'을 통해 내 상황을 정확히 알고, 기한 내에 '배당요구'를 하는 등 법적 절차를 침착하게 밟는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법원 경매계에 문의하거나,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내 소중한 자산을 끝까지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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