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가계약 파기 집주인 도장 없어도 가계약금·수수료 못 돌려받을까?

"집주인 도장도 안 찍었는데, 왜 제 돈을 다 뺏기나요?" 😰


부동산 실무를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마음에 드는 원룸이나 아파트를 놓칠까 봐 급하게 가계약금과 중개수수료를 입금했는데,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무를 때가 있습니다.

많은 분이 "정식 계약서에 임대인 서명과 날인이 없으니 계약은 무효다. 그러니 돈을 돌려달라"라고 주장하십니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대법원 판례와 법적 현실은 생각과 매우 다르게 흘러갑니다. 본문에서는 임대인 서명 전 가계약 파기 시, 내 돈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팩트 체크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명확히 짚어드립니다.


가계약파기


⚖️ [이 글의 핵심 요약]

  • 계약 성립: 도장이 없어도 목적물과 대금이 특정되었다면 '구두계약(낙성계약)'으로 유효하다.
  • 가계약금: 문자 메시지에 '계약 포기 시 몰수' 특약이 있었다면 반환받기 어렵다.
  • 중개수수료: 임차인의 단순 변심으로 파기된 경우, 공인중개사는 수수료 청구권을 가진다.

1. 집주인 도장 없어도 '계약'은 성립합니다 (구두계약의 무서움) 📝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법적 오해입니다. 우리나라 민법에서 계약은 반드시 종이에 도장을 찍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만으로 성립하는 '낙성계약'이 원칙입니다.

계약서에 집주인의 서명이 없거나 최종 계약서가 인쇄되기 전이더라도, 아래의 세 가지 핵심 조건이 구두나 카카오톡 문자로 합의되었다면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 2005다39594 판례 참조)

  • 계약할 방의 동·호수 특정
  • 보증금 및 월세 금액 합의
  • 잔금 지급일 또는 입주 시기 합의

공인중개사를 통해 위 조건이 명시된 문자를 받고 계좌로 돈을 입금하셨다면, 이는 단순한 '가계약'이 아니라 법적으로 엄연한 '본계약의 착수'로 간주됩니다.


2. 가계약금 50만 원, 전액 반환 가능할까요? 💸

최근 대법원 판례(2022다247187)에 따르면, 단순히 가계약금 명목으로 돈만 주고받은 상태에서 명시적인 위약금 약정이 없었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의 핵심은 중개사가 보내는 '문자 메시지(특약 조항)'에 있습니다.

만약 입금 전후로 전달받은 안내문이나 가계약서 상에 "임차인이 계약을 해제할 경우 계약금을 포기하고, 임대인이 해제할 경우 배액을 상환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집니다.

이는 법적으로 '해약금 및 위약금 약정'에 해당합니다. 당사자 간에 "파기하면 이 돈은 위약금으로 낸다"고 룰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임차인의 개인 사정(단순 변심, 대출 불가 등)으로 인한 파기라면 안타깝지만 가계약금은 전액 임대인에게 몰수됩니다. 서명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3. 성립도 안 된 것 같은데, 중개수수료를 내야 하나요? 🏢

가계약금만큼 아까운 것이 바로 중개수수료(복비)입니다. "계약서도 완성이 안 됐는데 왜 복비를 가져가느냐"고 억울해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에 따르면, 중개수수료는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나 과실 없이, 거래 당사자 간의 사정으로 계약이 무효·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문자를 통해 필수 조건이 합의되어 법적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중개사는 방을 찾아주고 조율한 '중개 완성의 대가'를 청구할 권리가 생깁니다. 임대인이나 중개사의 잘못이 아닌, 임차인의 개인 사정으로 파기된 것이므로 이미 지급한 수수료를 법적으로 돌려받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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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법적 공방보다 '협상'이 우선입니다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면, 단순 변심으로 인한 파기 시 임차인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인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실무 조언]
이럴 때는 "법대로 하자"며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협상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공인중개사에게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집주인분께 제 안타까운 사정을 잘 전달해 가계약금의 절반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다면, 수수료 부분은 제가 원만하게 양보(또는 일부 지급)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실무적으로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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